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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샘 축제냥
밤이면 창가에 올라 밤거리를 관찰하다가 갑자기 우다다로 복도를 누빕니다. 손님이 오면 다리에 헤드번팅으로 인사하고 골골송으로 환영합니다. 계획 따위는 없고, 그때그때 기분 내키는 대로 상자에서 뒹굴고 어제와 다른 곳을 탐험합니다.
집에서
한자리에 오래 있는 법이 없습니다. 창가에서 밤거리를 내려다보다가 다음 순간 택배 상자 안에 들어가 있고, 또 어느새 복도 끝에서 우다다가 시작됩니다. 어제 잠든 자리와 오늘 잠든 자리가 다르고, 눈을 감는 시각도 매일 다릅니다. 이 집에서 어제와 같은 것은 뜯다 만 상자가 늘 어딘가에 하나 놓여 있다는 사실뿐입니다.
낯선 것 앞에서
낯선 것이 들어오면 숨는 쪽이 아니라 마중 나가는 쪽입니다. 손님 다리에 헤드번팅으로 인사만 해 두고는 곧장 벗어 놓은 가방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다 방충망 너머에서 새 소리가 나면 인사도 가방도 두고 그쪽으로 달려갑니다. 손님이 돌아갈 때쯤이면 그 가방 안에는 털이 한 겹 깔려 있습니다.
보호자와
보호자의 기분을 그대로 따라 하는 편입니다. 들뜬 저녁에는 무릎 위로 올라와 골골송을 얹고, 조용한 밤에는 옆에 앉아 함께 창밖을 봅니다. 다만 새벽 세 시에 갑자기 축제가 열리는 바람에, 이 아이와 사는 사람의 잠은 매일 조금씩 다른 모양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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